뜨거워지는 전 세계 VPP 시장 현황
Jul, 2020




신재생에너지로 대표되는 다양한 에너지원의 등장과 분산발전 등으로 전력산업 구조가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여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발전소)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VPP는 ICT와 자동제어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분산에너지원을 연결·제어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VPP 구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들도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수요관리의 핵심, VPP  



출처 : KERI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다. 이에 따라 전력산업 구조도 중앙 집중적이고 단방향인 에너지 공급 형태에서 소규모 재생에너지, ESS 등  분산형에너지자원(DER)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확대되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분산형에너지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VPP가 필요하다. VPP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ESS 등 분산형에너지자원을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통합하고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발전소는 아니지만 동일한 효과를 지닌다. VPP의 종류는 자원의 구성에 따라 수요기반 VPP, 공급기반 VPP, 둘을 통합한 혼합형 VPP가 있다. 


VPP는 분산된 에너지를 수집ㆍ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력 수급과 공급의 변수를 사전 예측해 효율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다수의 분산자원을 원격 통합해 최적화한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환경 영향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날씨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환경 요인도 디지털 전환 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계 각국에서는 VPP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가상발전소 사업모델이 10GW 규모로 성장했다. 독일의 경우 태양열, 바이오가스 및 수력발전과 연계된 복합발전소를 통해 24시간 전력을 공급 받을 수 있는 VPP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ESS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가상 발전소는 전력 공급뿐만 아니라 수요반응(DR) 및 부하 분산 기술을 통해 전력 그리드 기능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으며, 발전량에 반응하여 전력 가격을 책정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동으로 가상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호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발전소를 조성 중이다. 호주 정부는 테슬라와 함께 오는 2022년까지 호주 남부 전역에 최소 5만 가구에 가정용 태양광과 배터리를 설치하고 이를 통합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전력수요의 20%를 충당하는 동시에 전기요금 30%를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규모 집중식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안전하게 관리·활용하기 위해 가상발전소 구축 실증사업을 2016년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가정용 및 상업용 소규모 분산 전원으로 구성한 가상발전소 구축·실증사업에 41억 엔을 투자했다. 


한국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맞춰 VPP 기술 개발 및 구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014년 11월부터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고, 2019년 2월에는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개설되면서 혼합형 VPP를 구축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주로 에너지 공기업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력계통을 효율적ㆍ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VPP 구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지자체들도 VPP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5년까지 구청별로 총 4㎿ 정도의 VPP를 운영해 25개 자치구가 총 100㎿ 이상의 서울시민 VPP 조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울산광역시 역시 인공지능 기반 VPP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규모 유휴 옥상을 모아 총 용량 1.5㎿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생산된 전력을 거래한다는 계획이다.



  VPP 개척에 나선 기업들     






시장 조사기관인 P&S 마켓리서치는 VPP 시장이 2023년 약 11억 87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해외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VPP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 최대 가상발전소 회사인 독일 넥스트크라프트베르케(Next Kraftwerke)는 자국인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포르투갈 등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분산자원들을 모아 거래하는 이 회사가 유럽에서 2018년까지 거래한 에너지의 양은 12TWh이며, 관리하는 자원 개수는 2019년 기준, 7,660여 개에 달한다. 독일의 가정용 배터리 제조회사 소넨(Sonnen)은 2015년부터 소넨커뮤니티(SonnenCommunity) 사업을 개시해 개인 간 거래(P2P)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소넨커뮤니티 가입자 중 태양광발전과 소넨 ESS를 가진 개인은 SonnenFlat이라는 VPP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 


미국 ESS 기업 선벌지 에너지(Sunverge Energy)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하여 분산 에너지 자원, 가정용 에너지관리 시스템(Home Energy Management Systems) 및 스마트 장치(온도조절기, 온수기)를 통해 포괄적인 수요관리가 가능한 가상발전 플랫폼을 개발했다. 한국전력과 태양광 및 ESS를 활용한 VPP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일본 태양광 에너지업체 교세라(Kyocera)는 2019년 뉴욕에 기반한 블록체인 에너지업체 LO3에너지(LO3 Energy Inc)와 협력해 VPP 테스트를 시작했다. VPP 테스트에서 교세라는 PV 모듈과 배터리 공급을 담당하며 LO3에너지는 블록체인 기반의 에너지 흐름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SK E&S는 작년 ESS를 기반 VPP를 운영하는 일렉트로드 홀딩스(Electrodes Holdings)를 인수했으며 올 6월에는 미국 에너지 솔루션 업체 스템(STEM)과 협력해 VPP 운영을 최적화하고 북미 신재생에너지 시장진출에 속도를 냈다. 


한화큐셀은 올해 5월 스위치딘(SwitchDin Pty Limited) 사에 투자를 결정했다. 호주에 소재를 둔 스위치딘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제어하는 IT 소프트웨어인 EMS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VPP에 특화된 업체다. 분산에너지자원 시장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호주에서, ESS 제품을 필두로 시스템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려는 한화큐셀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이다. 2018년 8월에는 일본의 가상발전소 구축 사업의 자원 관리자(Resource Aggregator)로 선정되어 소비자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전력의 제어·관리를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VPP는 대규모의 인프라 개선에 대한 비용 지출 없이도 기존의 분산형에너지자원을 이용하여 전력공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전기를 싼값에 구매하고, 남는 전기를 판매할 수 있으며 기존의 전력회사는 배전망 인프라 또는 예비발전기 등에 대한 설비투자가 필요 없다. 계통운영자에게는 운영예비력과 같은 계통보조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상당 수준의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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