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로 움직이는 세상
Oct, 2020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에게 ‘친환경에너지’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답했다. 하지만 요즘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 지붕,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되어 있는 태양광 패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눈여겨 보면 일상 곳곳에 친환경에너지가 스며들어 있다. 도시를 환하게 비추는 태양광 가로등, 태양광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벤치, 걷기만 해도 전기가 생기는 보도블록 등이 그 예다. 뿐만 아니라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영국의 베드제드는 아예 지역 전체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했다. 온 세상이 친환경에너지로 움직이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친환경에너지 


태양광 가로등은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친환경에너지 시설물이다. 태양광 조명은 지붕에 설치된 태양전지 모듈을 통해 낮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야간에 8시간 이상 빛을 내는 방식이다.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가로등을 켜지 않는 작은 마을의 경우 이러한 태양광 가로등은 전기 요금 걱정 없이 시민들의 야간 보행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세르비아에는 태양광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해주는 딸기나무가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회사인 스트로베리 에너지(Strawberry Energy)와 디자이너 밀로스 밀리보게빅스(Milos Milivojevic)에 의해 개발됐다. 나무 위쪽에 하늘을 향해 솟은 태양 전지판이 낮 동안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고 몸통에 설치돼 있는 발전 디바이스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성,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원리다. 



▲ 걷기만 해도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버튼식 패드 (출처 | www.pavegen.com)


영국의 에너지 기업 페이브젠(Pavegen system)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인도 위에 버튼식 패드를 설치하여 사람이 밟을 때마다 압력을 통해서 전기가 생산되는 기술을 선보였다. 현재 영국의 일부 대학교 및 쇼핑몰에 설치되어 있다. 실제 사용자들은 “밟고 지나가기만 해도 에너지가 생긴다니! 운동장이나 댄스클럽 바닥에 설치하면 전력 생산량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라며 놀라워했다. 실제로 브라질의 한 축구장에서도 페이브젠의 버튼식 패드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축구를 하는 낮 시간 동안 열심히 밟힌 패드는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브라질의 뜨거운 태양열은 축구장 주변에 설치된 패널을 통해서 전력을 모은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력이 밤이면 깜깜했던 축구장의 조명을 밝혀준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연구진이 천연 단백질을 이용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증기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인 에어-젠(Air-gen)을 개발했다. 별도의 에너지원 없이 단백질 나노와이어 필름만 있으면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필름의 바닥 아래에 전극 하나를 놓고 필름 위에 좀 더 작은 전극을 올려놓는다. 이 상태에서 나노와이어 필름은 대기 중의 수증기를 흡수하게 되고, 단백질 나노와이어의 전기 전도성과 표면 화학 조합은 필름 안 나노와이어 사이의 미세 모공과 결합해 두 전극 사이에서 전류가 생성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도시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특정 주거단지나 도시 전체에 친환경에너지를 접목한 곳들도 있다. 세계 최초로 태양광 산업이 태동한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보봉(Vauban)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친환경에너지 주거 지구다. 대부분의 건물 옥상에 태양전지판이 붙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헬리오트롭(Heliotrop)이라 불리는 원통형 건물이다. 전면은 유리로 나머지는 완벽히 단열 처리된 벽면으로 되어 있으며, 계절별로 햇빛을 많이 받는 위치로 조금씩 회전한다.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기로 에너지를 생산해 건물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며, 빗물을 재활용하여 생활 용수로 사용한다. 



▲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베드제드 주택단지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출처 | 노컷뉴스)


영국의 베드제드(BedZED, Beddington Zero-fossil Energy Development)는 형형색색의 닭볏처럼 새긴 지붕 위의 환풍구들이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모양 때문에 텔레토비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환풍구는 열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건물 내부에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한 모든 건물의 창문은 남향으로 되어 있어 낮에는 인공조명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빗물 수집이 가능한 세덤 지붕을 설치해 비가 올 때면 저장 탱크에 모았다가 정화해 화장실, 정원 용수 등으로 활용한다. 



▲ 뚝섬 한강공원 친환경에너지 배치도 (출처 | 서울정책아카이브) 


한국의 뚝섬한강공원은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공원이다. 수영장 입구와 전기차 충전소 및 화장실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가, 공원 내 편백나무 숲 주요 산책로에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작동하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또한 발전기와 조명, 모니터가 함께 부착된 하이브리드 운동기구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시민들이 운동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와 태양광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가 운동기구에 부착된 조명과 모니터를 작동시킨다. 

도심 속 지하정원인 서울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지상의 햇빛을 원격 집광부를 통해 고밀도로 모은 후 특수 제작 렌즈에 통과시켜 지하 공간까지 전달한다. 이렇게 지하로 전송된 햇빛은 유자나무, 레몬나무 등 다양한 식물을 키운다. 이외에도 서울 동작구의 사육신공원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춘 주민 쉼터 태양광 상록수 파빌리온을 설치해 주민의 휴식을 돕는 동시에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있다. 전북 임실군은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버스정류장 냉·난방 시설을 설치했다. 임실군 주민들은 “더위가 절정에 이르거나 한파가 몰아칠 땐 버스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냉난방이 가능한 시설을 버스정류장에 설치해 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 서울 종각역 태양의 정원 (사진 출처 | 서울시) 


베트남 메콩강 유역에는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로 작동하는 쓰레기 수거 보트 2척이 운항 중이다. 한화가 지난해 6월 기증한 것으로 매일 6~7시간씩 메콩강을 오가며 400~500kg가량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는 이제 딴 세상 이야기가 아니다. 친환경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친환경에너지 시설물을 만날 수 있다. 친환경에너지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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