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태양을 만든다,
전력 분야에서 수소에너지의 이용
Nov, 2020






 유용하지만, 위험한 원자력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을 패망하게 했던 핵폭탄은 아직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그 강력한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한 원자력 발전소는 한번 건설되면 수십 년 동안 꺼지지 않는 불로써 쉬지 않고 전기를 생산합니다. 화력발전처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지구 온난화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수력발전이나 풍력발전처럼 지정학적 위치에 영향을 받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원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핵잠수함은 몇 달씩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잠항할 수 있으며, 핵추진 항공모함은 취항해서 퇴역할 때까지 수십 년간 이론적으로 연료공급이 필요 없습니다.




자료 출처 | 한전원자력연료 


이렇듯 쉬지 않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꺼지지 않는 불, 원자력 발전이지만 지금 일본 후쿠시마에서는 그 꺼지지 않는 불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9년 동안 쉬지 않고 방사능 오염물질을 방출하며 주변 바다와 육지를 오염시키고 있지만, 세계 3위의 경제 대국 일본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세계 3대 원전 사고인 미국의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나라에서 발생하였기에 누구도 원자력 사고에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일반적인 핵분열 생성물인 세슘-137이나 스트론튬-90의 경우 900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우라늄-232와 사마륨-151과 같은 중반감기를 가진 방사성 동위체들은 2천 년 정도는 묻어둬야 하며, 초우라늄 동위 원소인 플루토늄-240인 경우 십 만년이나 묻어야 하므로 부지 선정도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폐기물 처리 비용과 위험도를 생각한다면 결코 경제적인 발전 방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가장 흔하다고 할 수 있는 화력 발전소는 1882년 에디슨이 최초의 상업화력발전소를 건설한 이후 전기를 생산하는 주요 수단으로 보급되어 전 세계 발전 비중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전 시에 많은 양의 해로운 오염물질이 대기로 방출되어 공기와 물을 오염 시켜 조기 사망과 질병 발병률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도 매우 높아서 지구 온난화를 가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대기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 © GREENPEACE 2015


수력발전은 오염물질이나 탄소 발생이 적고 경제성도 좋으나 댐 건설에 따른 환경파괴 문제와 지정학적 입지 조건이 까다로워 발전량에 한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밖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발전 방법들은 상당히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고 전 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태양을 만드는 기술, 수소 핵융합 


우리는 또 하나의 꺼지지 않는 불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태양입니다. 태양 중심부에서는 끊임없이 수소의 원자핵들이 충돌해서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Nuclear Fusion)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로 바뀌게 됩니다. 이 수소 핵융합 반응을 이용하여 원자폭탄보다 더 강력한 폭탄을 만드는데, 1952년 미국에서 개발한 수소폭탄이 그것입니다. 

이렇듯 강력하고 무한한 수소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으로 태양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각국의 많은 과학자는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핵융합기술의 보다 빠른 발전을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 각국은 국제공동개발사업인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프로젝트를 통해 핵융합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대한민국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난 2007년 9월 가장 진보된 형태의 핵융합 장치로 평가받은 ‘KSTAR’를 완공했습니다. 



자료 출처 | 국가핵융합연구소 


그리고 올해 7월 28일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ITER 국제기구가 ‘ITER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열고 대한민국 등 7개국이 참여해 건설 중인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총 조립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 참가국들이 각자 납품한 ITER 핵심장치의 총 조립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써 ITER은 500MW(메가와트)급 열출력을 내는 핵융합 발전소를 2025년까지 건설해 2040년까지 운영합니다. 이는 약 2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입니다.



자료 출처 | 국가핵융합연구소 



자료 출처 | 국가핵융합연구소 


인공태양 원리인 핵융합 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가스를 거대한 도넛 모양의 ‘토카막’ 진공 용기에 분사하고, 수소를 가열해 플라즈마 형태로 만듭니다. 이 플라즈마를 섭씨 1억5000만℃까지 가열하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분출되는 초고에너지 중성자의 열로 증기터빈을 가동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원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리튬에서 얻을 수 있는데, 수백만 년 동안 인류가 사용할 만큼 풍부합니다. 에너지 효율도 매우 높아 파인애플 정도 크기의 연료에서 석탄 1만 톤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핵융합발전소 건설 및 운영 비용은 원자력발전소와 비슷하지만 앞서 얘기했던 방사성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발전입니다.


 수소에너지 시장을 이끄는 연료전지 


수소를 이용한 전기생산 방법에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소 연료전지입니다. 수소 연료전지(Fuel Cell)란 수소를 연료로 하여 전기에너지를 발생하는 기술로서 물의 전기분해반응을 역반응 시켜서 수소와 산소로부터 전기와 물을 만들어내는 전기화학기술입니다. 



출처 | Fuel Cell and Hydrogen Energy Association (FCHEA)


열역학적으로 화석연료는 전기에너지를 얻기까지 효율이 비교적 낮습니다. 반면에 연료전지는 연료의 연소과정과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과정이 없음으로 기존 화석연료보다 전기발전 효율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화석연료 엔진의 경우 출력 규모가 작으면 발전 효율이 감소하지만, 연료전지의 경우 출력 크기와 관계없이 일정한 효율을 가지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화석연료와 달리 유해가스 및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도심 지역에서도 발전소 건설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전력의 요구 조건에 따라 도심, 산간, 도서 지역 등에 독립적인 발전소 설치 및 운용이 가능합니다. 독립적인 발전소 운용은 대규모 정전 사태 등과 같은 중앙집중식 발전소 운용이 가지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소비시장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IBK투자증권의 발표에 따르면 2040년 발전용 연료전지는 15GW(48배), 가정·건물용은 2.1GW(300배) 보급이 목표이고, 2019년 1월 발표된 한국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발전용 연료전지는 2018년 307.6MW(41개소)가 보급되었으며 중소형 LNG 발전과 대등한 수준으로 발전단가를 하락 시켜 중장기적으로 설치비 65%, 발전단가 50% 수준으로 목표 삼고, 2040년까지 15GW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가정·건물용의 경우 2018년 7MW(3,167개소)가 보급되었고 2022년 50MW, 2040년 2.1GW를 보급목표로 삼았습니다.



자료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IBK투자증권


국제 수소연료전지 사업도 마찬가지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후지경제에 의하면 2030년 연료전지 시장은 4조9,275억엔(약 50조 원) 규모로 2017년 대비 28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됐고, 지역별로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비중이 2018년 45%에서 2030년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자료 | 후지경제(2018), 월간수소경제, IBK투자증권  /  자료 | 후지경제(2018), 월간수소경제, IBK투자증권


이렇듯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태양광 사업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화큐셀이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의 저장 및 운송에 수소를 이용한다면 기존의 방식보다 상당히 효율적일 수 있기에 앞으로 한화큐셀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좋은 시너지가 발생하리라 여겨집니다.

향후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저탄소 녹색사회로 접어들었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전력에너지 기술의 우위를 점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수소에너지 기술일 것입니다. 이러한 수소에너지 기술로 인해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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