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와 신재생에너지 산업
작년부터 올해까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상황은 일상생활을 넘어 산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봉쇄 조치 및 생산 활동 둔화에 따라 비대면 상황에 걸맞은 일부 업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이 2019년에 비교하여 약 1.5% 증가하였고 전 세계 전력생산의 재생 에너지 비율은 2019년의 26%에서 2020년에 약 28%로 증가했습니다. 이 중에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형태의 재생 에너지 분야는 2019년 1분기 점유율 8%에서 2020년 1분기에는 점유율 9%로 증가했습니다. 이렇듯 재생 에너지 산업은 각 나라의 폐쇄조치 등 열악한 조건과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영향이 경기침체로 이어져 2020년 글로벌 전력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에너지 투자도 상당 부분 감소했습니다. 2021년 코로나-19가 점진적으로 통제되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된다고 가정해도 2023년에야 이전의 규모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20년 세계 주요국가의 신재생에너지 추진 상황
올해 초 일본에서 열린 ‘World Smart Energy Week(WSEW) 2020’ 전시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객이 많이 줄었지만,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비롯해 독일,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서 참가하여 태양광 자가소비, 제로에너지 하우스, 이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스테이션, 해상풍력 설치기술 등에 대한 글로벌 에너지 기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태양광 발전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성숙한 기술은 더욱 저렴한 발전 원가를 가능케 하고 있으며,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전기를 생산하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만, 여전히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데, 글로벌 컨설팅 그룹 Deloitt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태양열과 풍력 출력이 20% 증가했으며, 이번 미국 대선 조 바이든 당선인의 ‘그린 뉴딜 정책’ 공약이 탄력을 받아 미국의 재생에너지 시대는 더욱 빨리 도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합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관리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 에너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는 태양과 풍력으로 2009년 6%에서 2019년 27%로 2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재생 에너지 증가로 원자력발전소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자료 출처 | 미국 에너지관리청(EIA)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소비 전력의 3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전체 발전량의 40.4%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면서 예정보다 목표치를 약 10%나 초과 달성하여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50%를 약 15% 증가된 65%로 설정하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2030년까지 태양광을 현재의 2배로 확대하고, 육상풍력도 개발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호주는 2020년까지 전체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율 20%를 달성하는 목표가 24%로 달성이 되었음에도 각 주들은 더욱 높은 비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주의 경우 올해까지 30%, 2030년까지 65%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고 뉴사우스웨일즈주와 퀸즐랜드주의 경우 올해까지 20%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각각 38%와 3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자료 | Clean Energy Council
한국 정부는 올해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실행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에는 한림 해상풍력, 새만금 태양광 등 32개 대규모 프로젝트를 연내에 착공(2.3GW)하여, 올해 1.9조 원 등 향후 3년간 총 1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법령에 따라 금년도 발전사업자들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을 상향(’19년 6%→’20년 7%)하여,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¹,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수요를 확대했습니다. 2020년 의무공급량은 2019년(26,967GWh) 대비 16.4% 증가(+4,435GWh)한 31,402GWh입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태양광 모듈 최저효율제(17.5%)와 탄소 인증제는 고효율․친환경 설비확산 및 기업의 기술개발 투자확대를 유도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도 집중적으로 추진하여 태양광‧풍력 203억 원, 수소 431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성과
서울시는 올해 초 현대자동차와 ‘친환경 수소전기차 및 수소 충전 인프라 보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수소전기차 충전소 보급과 함께 서울 시내 수소 전기 버스를 정규 버스 노선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수소차와 충전소 인프라 보급에 대한 협약들은 있었지만, 대중교통 수소차를 위한 구체적인 협약은 처음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자료 |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 산업연구원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국외에서도 그 위상이 높습니다. 올해 2월 미국 정부 에너지부와 현대자동차는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한 ‘기술혁신과 세계 저변 확대’ 공동 협력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미국 에너지부에 수소전기차 ‘넥쏘(NEXO)’ 5대를 기증하고 워싱턴 DC에 수소충전소 구축을 지원하며 미국에서 수소연료전지가 원활히 보급될 수 있도록 힘쓰기로 했습니다. 이번 수소 협약 사업은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글로벌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의 협업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됩니다.
태양광 분야 대표기업 한화큐셀은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2020 태양광 대여사업’ 사업자로 7년 연속 선정됐습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전문 리서치 기관 이유피디리서치(EuPD Research)가 브랜드 가치를 평가해 선정하는 태양광 톱 브랜드(Top Brand PV)를 유럽 7년 연속, 호주 5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태양광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4월에는 ‘독일 생활소비재 어워드(Life & Living Awards 2020)’ 태양광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며 수만 명의 소비자에게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았습니다.
미래성장동력으로 발전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향후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시장에서 태양광이 주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향후 10년간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여전히 수력발전이 가장 큰 재생에너지원이지만 태양광이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을 선도하고 육상 및 해상풍력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료 | 한국 수출입은행 / 자료 |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
신재생에너지는 내년에 더욱 빠른 속도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특히 2025년까지 50%가량 늘면서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력 공급원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 의사를 밝힌 점도 시장에 좋은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태양광발전 모듈 설치비용은 80%, 풍력발전의 터빈 설치비용은 30~40% 감소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빠르면 2022년을 시작으로 육상풍력과 태양광발전 비용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에너지 서비스는 인간의 복지와 국가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합니다. 더구나 친환경에너지는 지구 온난화 방지와 환경보존에 필수입니다. 또한, 미래의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에 따른 에너지 전환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큰 시장을 만들고 있고, 의미 있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보고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 발전사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공급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명서.